면허를 딴지는 꽤 오래 되었다.
오래전 필기시험에 붙고 학원을 바로 다녔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그래서 어영부영 1년이 지나버려서 또다시 운전면허 필기시험부터 시작해야했고, 그건 꽤 귀찮은 일이었다. 몇년은 그냥 그렇게 해야지 하다가 지나가버렸고 뭔 계기가 있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다시 면허를 따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나는 회사에 얘기를 하고 업무 중간에 나가 학원에서 운전 연습을 하고 들어왔다. 우리회사는 그런것에 관대했었다(그때는 그랬었다) 그래서 편하게 학원을 다닐 수 있었다. 처음 학원에서 운전석에 앉았을땐 아무 생각이 없었다. 학원내에서의 연습이었기에 크게 두려움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정해진 코스로, 차량이 끼어드는 것도 없이 정해진 방법대로만 가면 되는 코스에서 무슨 두려움이 생기겠는가. 당연한 일이다. 도로 연수때가 조금 문제긴 했지만 그때도 한산한 시간에 옆에 강사가 앉아있는 상태였으니 그또한 큰 무리는 없었다. 신호등 보는것이 헷갈렸을뿐. 그래도 다행스럽게 필기와 코스, 도로주행을 한번에 합격을 했고 면허증을 발급받았다.
면허증이 있다고 해서 바로 운전할수는 없었다. 나는 내가 바로 운전하고 다닐거라고 생각을 했었던거 같지만 제일 중요한 차도 없었고, 학원에서 연습을 할때는 도로주행도 괜찮았는데 막상 내가 혼자 운전을 해야한다고 생각을 하니 그때서야 덜컥 겁이 났다.
어느 날 동생이 차가 놀고 있다고 가져다줬다. 연습을 해보라면서. 하지만 차가 생겼어도 나는 운전을 할수가 없었다. 나는 내가 그렇게 겁이 많은지 처음 알았다. 동생이 한두번 도로 연습을 시켜줬고, 회사 사람도 연습을 봐줬지만 막상 운전을 하려고 하니 무서웠다. 한두번은 출퇴근을 해보기도 했다. 뒷사람은 답답했을지라도 무사히 출퇴근을 하긴 했다. 그런데 도로 주행보다 더 큰 문제는 주차가 전혀 안된다는 거였다. 정말 어찌 주차를 해야하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옆에서 알려줄때는 알거 같은데 막상 내가 혼자 하려고하면 어느 방향으로 얼마만큼 꺽어 들어가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더라 ㅠㅠ
하아, 그때 그래도 계속 운전을 했었더라면 나는 지금 차를 열심히 끌고 다니며 여기저기 돌아다녔을텐데 그때는 겁이 나서 포기를 했었다. 아니, 집에 와서 주차를 못하는데 어찌 다니겠는가.
그리고 시간이 지나 작은 경차 한대를 잠깐 받았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냥 차만 갖다 주고 알아서 운전해서 다니라고 하니 그 막막함이란. 근데 운전이 문제가 아니라 그때도 역시나 주차가 문제였다. 작은 경차도 역시나 주차는 감이 생기질 않았다. 그때라도 연수를 받았어야 했었는데...
나는 이제 운전을 시작한다면 그냥 초보다. 아무것도 모르는 쌩초보와 같은 수준이다. 시동은 걸수 있으려나?
"일단 연수를 받아봐. 그래서 할만하면 차를 사서 타고 다니고 영 아니다 싶으면 평생 운전을 하지 말아야지."
운전을 하고는 싶지만 무섭다고 했더니 누군가 그리 말했다. 일단 연수를 받아보라고. 연수를 받아보고 영 아니다 싶으면 운전에 대한 미련은 버리라고 말이다.
지금 나는 회사에서 전혀 엉뚱한 곳으로 출근을 하게 될꺼라는 얘기를 들었다. 대중교통으로는 다닐수 없는 곳이다. 그래서 카풀을 해야하는데 막상 또 그 운전하는 사람이 출근을 하지 않는 날엔 어찌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다. 그래서 다시 저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는 내 운전면허증을 꺼내야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야 출퇴근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을테니 말이다(교통편이 없는 곳으로의 출근이라니...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그래서 이젠 해볼까?가 아니라 무조건 해봐야 한다는 마음으로 운전 연수를 받아야 할듯 하다. 정말 받아보고 '당신은 운전을 하면 안됩니다'라는 생각이 들면 깔끔하게 포기하고 출퇴근은 다른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 가장 좋은건 내가 연수를 잘 받아서 차를 운전해서 다니는것인데 너무 오래전의 기억이라 제대로 할 수 있을런가도 모르겠고. 이렇게 많은 차량속에서 과연 내가 운전을 잘 할수 있을런가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운전은 면허를 따고 바로 해야 할수 있는 일인거 같다. 되든 안되는 그때 무조건 차를 운전하고 다녔다면 실력은 그만큼 늘었을텐데 그러지를 못해 아쉽다.
지금와 보니 왜 내 지난 과거는 다 후회의 연속인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이런 후회되는 결정만을 하면서 살아온걸까?
나 과연 지금까지 잘 살아오긴 한건지 모르겠다.
지금 내가 내리는 결정들은 미래엔 후회가 없어야 할텐데...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또 후회의 연속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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