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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글쓰기의 공중부양, 올해는 나도...

by 카타리나39 2013.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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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공중부양이외수가처음으로공개하는실전적문장비법
카테고리 인문 > 독서/글쓰기 > 글쓰기 > 글쓰기일반
지은이 이외수 (해냄출판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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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부족함을 자꾸 느끼다보니 이런류의 책들을 찾아 읽게 되지만, 그렇다고 딱히 도움이 된다고 느껴지지 않는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내가 잘 몰라서???

예전 아무 이유없이 이 작가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작가다. 정말 이유없이다. 외모때문인가? 흐음..그건 좀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 이넘의 외모지상주의에 한몫하는 나의 시선) 그러다 우연찮게 1박 2일이란 프로와 무릎팍 도사에 나온 그를 봤다. 거기서 보여지는 그의 생각이, 그의 인생관이 나의 생각을 조금은 바꿔놓았다. 아! 저런 사람이였구나했다. 저런 작가가 아니라 그냥 저런 사람이였구나하는 기분이였다. 그렇다고 그의 책에 관심이 가서 찾아 읽어야지 했던것은 아니다. 뭐 기회되면 읽어볼까? 하는 생각정도였다. 그때는 분명...그런 생각이...

 

블로그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볼 기회가 많아진것은 사실이다. 출판되어 나온 작가의 글이 아니라 그저 어쩌면 출근길 내 곁을 스치고 지나는 많은 사람중의 한명일지도 모르는 평범한 이들의 글을...그러면서 좌절감을 느끼곤 한다.

악! 세상에 왜 이렇게 글 잘쓰는 사람들이 많은거야?

짜증스럽고 혹은 감탄스럽고 때로는 질투가 나는 감정을 느껴야했다. 전문적으로 글쓰기를 배워본 적이 없는 사람들일텐데(아니 간혹은 전문적인 사람도 있긴하다) 어떻게 저런 글들을 쓸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글을 읽을때마다 사실 부러운 마음을 한가득 갖게 되는 것이다.

너무나 잘쓴 그들의 리뷰를 읽으며 내글도 조금은 업그레이드 시킬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해보곤 한다. 물론 고민뿐이다. 행동은 귀찮으니까 ㅡㅡ;;  그리고 나는 조금 자뻑의 기질이 있는 인간인지라 나름 내글에 언제나 만족하는...쿨럭.... ㅋㅋ

 

이외수가 처음으로 공개하는 실전적 문장비법 [글쓰기의 공중부양]이란 왠지 거창해보이는 제목을 달고 나온 이책은 나의 이런 고민을 알았는지 친구가 보내준 선물이였다.  아, 이 작가가 이런 책도 냈구나했다. 아마 작가에 대한 감정이 처음의 싫다였다면 읽지 않았을테지만 생각이 바뀌였던 때였다. 거기다가 나의 좌절감도 한몫했고...

오호, 이걸 읽으면 내 글도 공중부양을 할수 있는거야? 그런거야? (사실 어쩌면 이 작가를 싫어했다고해도 제목에 낚여 봤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은 든다)

글이란 무엇인가...본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작가가 던진 말이다.

글이란 쌀이다. 쌀은 주식에 해당한다. 그러나 글은 육신의 쌀이 아니라 정신의 쌀이다....(중간 생략) 어떤 음식을 만들든지 부패시키지 말고 발효시키는 일에 유념하라. 부패는 썩는 것이고 발효는 익는 것이다. 어느쪽을 선택하든지 그대의 인품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명심하다.

이런 서문(?)을 읽고 본격적으로 본문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작가는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것이 무엇인지부터 설명을 한다. 수많은 단어의 채집, 많은 단어를 알수록 글은 풍성해진다고 말한다. 오호...이건 왠지 맞는 말이다. 영어를 배울때도 일단 단어는 좀 알아야 읽어보던가 말던가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문득 (사족이지만 영어공부 너무도 어렵다 흑흑) 여튼 나는 과연 얼마나 많은 단어를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저자가 예를 든 머리라는 단어를 가지고 그와 관련된 단어를 몇개나 찾아낼수 있을까? 내가 순간적으로 떠올린 단어란 것이 머리카락, 머릿니, 가르마, 가마, 정수리, 비듬, 흰머리, 대머리, 가발 정도에서 그치는 수준이였던것이다. 잘 생각하면 더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풍부한 단어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엔 어려울거 같다. 딱 평범한 사람수준

글을 풍성하기 위해선 그렇게 많은 단어뿐 그 단어들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나 본성을 알아야 한다. 또한 띄어쓰기 맞춤법은 기본이고 적절한 묘사와 비유법....작가의 발상의 전환, 유연한 사고방식등등..필요한것이 엄청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기초를 튼튼히 해야한다는 것이다. 하긴 기기도 전에 뛰려고 하면 안된다는것을 누군들 모르겠는가. 단지 마음이 급해져서 그렇지...

향 싼 종이에서는 향내가 나고 똥 싼 종이에서는 똥내가 난다는 말이 있다. 그대가 노는 물에 따라서 그대의 글도 달라진다. 그대가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날마다 개떡같은 생각이나 하면서 개떡 같은 언행을 일삼은 사람들을 가까이 하지 말라. 그러면 그대의 글도 개떡 같아질 것이다 (p291)

인터넷이란 공간은 수많은 사람들의 글이 올라온다. 좋은글도 많지만 별로인 글들도 분명히 많다. 그중에 좋은 글을 가려읽는것또한 참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래도 내 주위엔 좋은 글을 쓰는 분들이 많아 비록 나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하지만 나는 노는물이 좋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지겹도록(?) 작가는 기초에 대해서 말한다. 하긴 건물을 짓는것에 기초가 부실하면 아무리 멋진 건물을 쌓아도 언젠가는 붕괴되기 마련이듯이 글쓰기 또한 마찬가지이다. 좀 힘들고, 지루하더라도 기초를 다지는 작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의 기초는 얼마만큼 견고한것일까?

이 책을 모두 읽고 책장을 덮었다고 해서 내 글이 갑자기 공중부양을 할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작가가 책에서 제시한것처럼 조금씩 기초를 다져간다면 언젠가는 그런날이 오지 않을까? 아, 역시 쉽지만은 않은 글쓰기의 과정이다.

 

올해 다시한번 이 책을 들여다봤다. 이미 읽은 책이니 대충 훑어보는 수준의 책읽기. 그저 올해는 조금이라도 나은 내 모습을 위해서...내글도 매일 매일, 매해 매해...조금씩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는것인지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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