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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소녀, 인생은 착각속 외줄타기

by 카타리나39 2011.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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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가족/성장소설
지은이 미나토 가나에 (은행나무,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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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소녀 아스코와 유키는 자란 환경이나, 성격등이 판이하게 다르고 [요루의 줄타기]란 유키가 쓴 단편소설때문에 오해를 하면서도 서로의 곁을 떠나지 않고 거리를 유지한다. 아스코는 유키와 거리가 멀어질까 두려워 차마 요루의 줄타기에 대한 말을 꺼내지도 못하고, 마음을 잘 얘기하지 못하는 유키는 그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런 소녀들 사이에 각각 은밀한 소망이 생긴다.

'누군가 죽는것을 보고 싶어...시체를 보고 싶어...'

그것은 그 장면을 보는것만으로도 또래의 아이들보다는 인생에 대해 더 깊은 뭔가를 알수 있을꺼라는 어리석은 망상때문이였는지도 모르고 혹은 남들과는 다른 경험을 했다 자랑을 할수 있다는 생각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그렇게 둘은 서로에겐 비밀로 자신들의 소망을 이루고자 여름방학을 이용한다. 과연 그들은 소망을 이룰수 있을까?

검도를 부상으로 포기하게 된 아스코가 자신의 얘기를 썼다고 생각하는 요루의 줄타기는

재능을 회수하려면 단 한번의 도약으로 충분했다....로 시작된다.

...... 요루는 덜덜 떨며 로프 위로 한 발 내딛었다. 요루의 외줄타기가 시작됐다...

재능을 빼앗겨 절망을 느낀 요루는 앞길이 그저 암흑속 외줄위에 서 있는 기분이다. 그녀가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은 불안하기만하다. 언제 떨어질지 모를 그길을 어떻게든 걸어가야만 한다. 아무도 없는 혼자만의 길이다.

부상으로 검도를 포기하고, 남과의 관계조차 원활치 못한 아스코의 감정과 똑같은 상태의 요루다. 자기가 절망에 빠지면 사람들은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만의 아픔과 절망만이 온 마음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상처받기위해 철저히 자신의 속내를 감춘다. 그런 와중에 친하다 생각한 아키가 자신을 모델로 소설을 썼다고 생각하기에 더 배신감이 든다.

요루가 있는 곳은 깊은 계곡 사이에 걸린 가느다란 밧줄 위가 아니다......(중간생략)...왜냐하면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여겼던 발밑의 밧줄은 굵고 단단한 다리 위에 걸쳐져 있었으니까.....(생략)...새벽을 맞은 요루는 이제 자기가 원하는 장소에 새 다리를 놓을수 있다. 자, 가자. 요루의 외줄타기는 이제 끝났다.

언제나 아슬아슬한 외줄이라 생각했던곳이 어느곳보다 단단한 곳이였다는것을 늦게서야 깨달은 요루는 새로운 내일을 위해 또다시 달려가려한다.

요루의 외줄타기를 늦게서야 끝까지 보게 된 아스코는 남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마음이 더 문제였다는것을 알게된다. 자신의 감정에만 빠져 주위의 소리에 귀를 막고 있었던것이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봤더라면, 조금만 여유를 가졌다면 자신을 걱정하는 아키의 마음을 볼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늦게서라도 알게 된 진실에 행복해 하는 아스코....그리고 유키의 손을 잡는다. 그렇게 소녀들은 오해로 얽혔던 관계를 풀어나갔다.

모두가 그렇다. 자신의 아픔이 가장 크기에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을때가 있다.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 느껴질때가 분명히 있는 것이다. 혼자만이 절망적으로 불행위에 있다 느껴질때...

네가 그렇게 불행하다고 한다면 나와 너의 인생을 지금 송두리째 바꾸어 줄게. 그 제안에 일말의 저항이라도 느낀다면 넌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이 아닌거야.

생에 가장 불행하다 느껴질때 정말 자기 인생을 누군가가 바꿔준다 한다면 아무런 망설임없이 바꿀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가족, 친구들 혹은 그때까지 지나왔던 삶...그것들을 모두 버릴수 있을까? 한치의 망설임없이?

나또한 가끔 '사는게 뭐이래?'라며 투덜거리곤 한다. 다른 사람은 안그런데 나만 왜 이러냐고하는 마음이 들때가 분명있다. 하지만 지금의 삶 전체를 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겠냐? 라고 묻는다면 대답할수가 없다. 나는 아직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지는 않은가보다... ^^;;

절망에 빠지고, 힘이 들때...세상에 나혼자라는, 내가 가장 절망적이라는 생각이들때는 주위를 둘러볼 필요가 있다는 말은 뻔할정도로 알고 있는 이야기다. 그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것또한 알고 있는 사실이고...하지만 뻔한 일들을 또한 항상 잊는것이 삶이 아닐까 싶다.

인생을 아예 헛살지 않았다면 나를 응원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우리는 그것을 잊지만 않으면 된다. 절망을 느낄땐 언제나 스스로의 착각으로 외줄위에 서서 혼자 외롭다 느끼고 있는지도 모를일이다.

* 소녀에 대한 리뷰가 아닌 요루의 줄타기 리뷰가 되어버렸다 ㅡㅡ;;

 

죽음’이란 건 이 세상에서 당사자만 완전 퇴장하는 거야. 한 사람 빠진다고 이 세상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재수 없는 놈이 하나 퇴장해 봤자 아무것도 달라질 게 없다고. 당연히 내가 퇴장해도 나만 쏙 빠질 뿐, 세상은 끝나지 않아. --- p.119

소녀속에선 죽음을 퇴장이라 표현한다. 그렇다. 세상은 여전히 돌아가고 있을테니까 인생이란 연극속에서 죽는자 혼자만 퇴장을 해버리는 것이다. 삶은 가장 긴 연극이라 하지 않는가...중도에 퇴장을 할것이 아니라 끝까지 이 연극이 어찌 끝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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