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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통증, 삶을 견뎌내는 사람들

by 카타리나39 2011.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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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감독 곽경택 (2011 / 한국)
출연 권상우,정려원,마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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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가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아픔에도 무감각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아픔이나 죽음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어린아이들의 순수가 더 무섭다고 하는것이다. 잠자리 날개를 뜯어내는 잔인한 짓은 대부분 어린아이들만이 할수있는 행위다. 그것은 그 아이들이 아픔이나, 고통...죽음에 대해 어른들보다 덜 느끼기 때문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여기 사고로인해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한 남자 남순(권상우)이 있다. 그의 감각을 가져간것은 실질적인 사고였을수도 있고, 혹은 심리적인 고통이였을수도 있다. 그렇게 이 남자는 살아있는 것들이라면 다 느껴야할 감각을 상실한채 살아간다

-사실 통증이라는 제목을 보고는 남순이 느끼지 못하는것은 통증에 즉 아픔에 대한것뿐이라고 생각했는데...그런 관계로 살짝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생겨났지만 영화는 그냥 영화로 보고 넘어가자고 해서 패스-

또한 여자가 있다. 동현(정려원)은 매일 매일이 살얼음판같은 세상이다. 조심 조심 조금이라도 다치지 않기 위해 무장을 하고 살아가야만한다-영화를 보면 동현의 삶은 사실 그렇게 조심스러워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혈우병환자다.

통증을 느낄수 없어 어떠한 상처에도 겁을 내지 않는 한 남자와 혈우병으로 인해 작은 상처도 날까 두려운 한 여자...그들이 만났다.

 

남순이나 동현은 삶을 즐기며 사는것이 아니라 그냥 견뎌내며 그래서 살아지는 것이였다. 미래에 대한 기대도 없이 그저 하루 하루를 시간의 흐름속에 내던지며 사는 삶이란 삭막하다. 동현의 말처럼 어느순간 그런 삶은 다 놔버리고 싶을때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들의 삶은 그렇게 위태로워보였지만 두 사람이 만나면서 조금씩 변해간다. 두 사람이 만났다고 해서 남순이 느끼지 못했던 고통을 느끼게 된것도 아니고 동현의 혈우병이 사라진것도 아니지만 그들은 서로에게서 위로와 편안함을 찾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해피엔딩과는 거리가 먼 삶이였다. 남순이 살아온 삶이 그러했고, 동현의 걸어갈 삶이 그러했다. 그렇게 잠깐의 행복만을 느껴야했던 두 사람...

 

만화가 강풀의 스토리로 탄생한 영화다. 만화가 나오기도 전에 영화가 먼저 나온 드문 케이스라 할수있다. 강풀 만화가 여러편 영화화가 되었지만 그닥 성공이라고 말할수 있는것은 없었던듯하다.

강풀의 만화는 여백이 참 많다. 그만큼 읽는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또 인기가 있는 만화들이다. 그런 만화를 영화로 옮겨놓으면 모든것을 설명해주어야하기때문에 상상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또한 미리 만화를 본 독자들의 상상속 얘기들과 영화로 옮겨진 여백속 얘기들이 다르기에 실망감을 던져주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만화라는 원작이 없는 상태에서 본 통증이라는 영화는 별 기대감없이 들어가 본다면 나름 볼만한 영화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뭐 아주 슬프거나 감동적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적어도 나에겐 ㅡㅡ;;

통증을 못는끼는 남자와 다쳐면 안되는 여자와의 뻔하디 뻔한 멜로를 그린 영화. 뭔가 색다른 결말을 원했던 나에게 이 영화의 결말은 너무 뻔했던듯하다. 그래서일까..결말의 감동은 별로 없다. 아마도 나와는 상관없는 아픔들을 가진 인물들이기에 감정이입이 덜 되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에서 가장 아픈것을 뭘까? 물리적인 자극은 물론이거니와 감정적인 자극도 거의 느끼지 못했던 남순의 가슴을 찢어지도록 아프다고 느끼게 한 그것...아마도....

 

-자세한 내막을 알고 본 영화는 아니다. 단지 통증이라는 제목과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 조금의 상처도 커다란 아픔이 되는 여자..라는 생각을 하고 본 영화였다. 그래서일까..이 통증이란 영화의 제목은 오로지 남순에게 해당되는 듯한 기분이 들게도 했다-

 

* 권상우 연기? ㅎㅎㅎ 지금껏 본중에 가장 괜찮았다. 왜? ... 대사가 그리 많지는 않았으니까..라는 생각. 근데 시종일관 멍하고, 어리버리한듯한 남순의 모습이 좀 답답하게는 느껴졌다. 아무래도 사람과의 교류가 없었던 남순이라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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