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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메멘토. 시간의 퍼즐맞추기

by 카타리나39 2011.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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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2000 / 미국)
출연 가이 피어스,캐리 앤 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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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당한 주인공 레너드는 그 사고를 깃점으로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다. 그의 기억은 10분을 넘기지 못한다. 사고를 당하기전의 모든것은 기억하고 있지만 그후의 기억은 없다고 보는편이 맞을것이다.

그런 그에게 남겨진 마지막 기억은 아내가 성폭행을 당하고 죽는 장면과 얼핏 본 범인에 대한 작은 단서뿐이다. 그 기억을 붙잡고 그는 범인을 찾아 복수하기 위해 살아가게 된다. 단지 10분만 유지되는 기억력때문에 그가 범인을 찾기 위해 의지하게 되는것은 메모뿐이다. 그는 종이는 물론이거니와 꼭 기억해야할것는 몸에 문신으로 남긴다.

그렇게 자신의 메모에 의지해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영화가 메멘토다. 꽤나 흥미로운 영화다. 소재 자체도 그러하거니와 영화의 진행방식도 그 독특함을 따라가지 쉽지가 않는 영화였다.

영화는 컬러와 흑백이 번갈아 교차되면서 나타난다. 컬러와 흑백은 얘기하는 싯점이 다르다. 흑백이 시간의 흐름에 맞춰 흘러간다면 컬러는 결말을 시작으로 시각을 역행해서 보여주고 있다. 총 열컷을 찍었다면 그 열컷을 반으로 나눠 교차편집해서 보여준다고 보면 되는것이다. 절반은 정방향으로 나머지 절반은 역방향으로...

그렇게 시간의 흐름이 다른 영화는 어느 싯점에 가면 정확하게 일치하여 진행이 된다. 참으로 독특하다고 할수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기억이란것은 얼마나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삶에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것일까?라는 물음은 할 필요도 없다. 기억이 없다면 존재의 의미도 희박해진다. 아무것도 기억할수 없는 존재라는것을 떠올려보라. 기억은 존재하기위한 기본적인 바탕이 되는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레너드는 자신의 메모에 대한 믿음이 확실하다. 절대 의심이란것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지 10분만에 보고 들은것이 100% 진실일수 있는것일까? 그런 의심은 레너드에겐 있을수도 없다. 그 메모만이 자신을 유지시키는 원동력이기때문이다.

우리는 실제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않는다. 사실에 대한 "해석과 편집'이 실제 내가 기억하는 내용이다.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의미는 해석과 편집의 결과다. (p47)

이 말은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라는 책에 등장했던 말이다.

실제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의 사건들은 사실 그대로의 기억이 아닌 자신의 해석과 편집이 붙어버린 모습이라는것이다. 레너드의 메모도 그러하고 그가 붙잡고 있는 마지막 기억도 분명 그러했다.

아내를 강간한 범인은 존 G라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레너드의 아내를 죽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너드의 기억은 아내가 강간,살해당한것으로 되어있다.

그런 레너드가 그에게 복수를 하면 모든것이 끝나는걸까? 절대 그렇지가 않다. 그는 분명 복수를 했다. 하지만 또다른 존G를 만들어내고야 만다. 그래야 살아갈수 있는, 존재의 의미를 갖게 되어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그만의 범인 찾기는 아마도 영원히 끝나지 못할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퍼즐 맞추기를 하듯 시간의 흐름을 생각하게 된다. 시간의 흐름대로 갔다해도 흥미로웠을테지만 이렇게 교차편집된 영상으로 인해 더욱 더 몰입을 할수 있게 만들었으니 감독의 역량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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