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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장 그르니에 [섬]

by 카타리나39 2013.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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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 그르니에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8-07-2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알제에서 내가 이 책을 읽었을 ?? 나는 스무살이었다.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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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역시나 또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서 산책이다. 얇은 176페이지에 불과한 이 책을 손에 들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다. 장 그르니에란 사람을 내가 모르기 때문인지 혹은 그가 프랑스의 작가이자 철학자여서 인지... (철학은 일단 나하고 별로 안맞는다는 생각을....그리고 프랑스작가의 책을 읽어봤던가?)

 

책장을 처음 넘기며 들어온 글은 이 책에 대한 알베르 카뮈의 감상

 

알제에서 내가 이 책을 처음으로 읽었을 때 나는 스무 살이었다. 내가 이 책에서 받은 충격, 이 책이 내게, 그리고 나의 많은 친구들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서 오직 지드의 [지상의 양식]이 한 세대에 끼친 충격 이외에는 비길 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p5

내가 []을 발견하던 무렵쯤에는 나도 글을 쓰고 싶어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막연한 생각이 진정으로 나의 결심이 된 것은 그 책을 읽고 난 뒤였다. 다른 책들도 이 같은 결심에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지만 일단 그 역할을 끝낸 다음에는 나는 그 책들을 잊어버렸다. 그와는 달리 이 책은 끊임없이 나의 내부에 살이 있었고 이십 년이 넘도록 나는 이 책을 읽고 있다 p11

 

이 글을 읽는 순간부터 나의 []에 대한 기대치는 무한정으로 올라갔는지도 모른다. 얼마나 대단한 책이기에 이런 찬사를 보낼 수 있단 말인가!!! 이런 기대치에 한 몫 한 번역가의 글도 옮겨 보겠다.

 

겨울 숲속의 나무들처럼 적당한 거리에 떨어져 서서 이따금씩만 바람소리를 떠나보내고 그러고는 다시 고요해지는 단정한 문장들. 그 문장들이 끝나면 문득 어둠이나 무(), 그리고 무에서 또 하나의 겨울 나무 같은 문장이 가만히 일어선다. 그런 글 속에 분명하고 단정하게 찍힌 구두점. 그 뒤에 오는 적막함, 혹은 환청, 돌연한 향기, 그리고 어둠, 혹은 무, 그 속을 천천히 거닐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위하여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이 산문집을 번역했다 p16-17

 

이런 글들을 읽고 기대치가 낮아진다면 그것이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그렇게 나의 마음에 마음 기대감을 갖게 하고 읽기 시작한 섬...

 

그러나 살아온 배경이, 살아가는 배경이 달라서인지 이 책은 나의 기대치를 채워주지는 못했다. 무엇을 읽든 사람들은 자신이 공감할 수 있는 것에 더 많은 점수를 주게 되어 있다. 프랑스에 태어난 그와 대한민국에 태어나 살아가는 나 사이에는 거리만큼이나 먼 감정의 공간도 있었을 것이다. 무엇이 카뮈를 그렇게 가슴 설레게 하고, 그로 하여금 이십 년이 지나서도 이 책을 계속 읽게 했는지는 이해할 도리가 없다. 기본적으로 내가 산문집이란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것도 한 몫 했을 테지만 말이다.

 

이 책 속에 담긴 일련의 상징들은 삶의 에피소드, 무대장치, 오락..... 따위의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남은 한 인간의 모습을 그려 보이고 있다...라고 말하지만 내가 그런 것을 전혀 지워버리지도, 지워버리고 싶은 생각도 아직은 없는 인간이라서인지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수 없었던 것이 안타깝다. 누군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책을 읽으며 나도 그런 영향을 무한대로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받고 싶었던 것이 사실이니까 말이다. 내가 삶을 더 살아본다고 해도 그것을 느낄 수 있을까? 까뮈는 스무 살에 읽고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하니 이것은 나이와 상관없는 감정의 문제인듯하다.

 

장 그르니에가 말한다.

 

저마다의 일생에는, 특히 그 일생이 동터 오르는 여명기에는 모든 것을 결정짓는 한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을 다시 찾아 내는 것은 어렵다.......결정적 순간이 반드시 섬광처럼 지나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유년기나 청년기 전체에 걸쳐 계속되면서 겉보기에는 더할 수 없이 평범할 뿐인 여러 해의 세월을 유별난 광채로 물들이기도 한다. 한 인간의 존재가 그 참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점진적일 수도 있다. p 25-26

 

다른 것은 몰라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어진다. 왜인지 그러고 싶어진다.

 

책장을 덮으며 문득 그의 책속에 등장하는 인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가고 싶어졌다, 가기 싫어 졌다를 반복하게 하는 그의 글이다. 그는 여행 작가로는 성공할 수 없는 타입 일지도 모르겠다. []이라는 책의 제목에서 나는 아마 처음부터 우리나라 cf에서 나와서도 유명해진 그 푸른 섬이 떠올랐는지도 모르겠다. 떠나고 싶어진다. 이 책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제목이 여행을 불러온다.

 

* 책의 리뷰가 소개글과 번역가의 말 그리고 초반 첫장의 내용을 쓰고 끝나버린 ... 이걸보고 이 책의 내용을 예상할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아마도 없겠지 ㅡㅡ;; 리뷰쓰는 법도 공부를 해야겠다. 아무래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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