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배워. 기술을 배우면 평생 써먹을수 있어."
이 말은 솔직히 내가 직접 들어보진 못했다. 역시나 나는 이 말을 티비 드라마를 통해 들었다. 90년대 배경의 드라마였던가? 아니면 그 후가 배경이었던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어려운 형편에도 대학을 가려는 자식에게 그런말을 했었던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그런 말을 할 이유가 없었던 시대이지 않느 싶다. 경제가 계속 발전하는 시기였기에 취업이 지금처럼 어렵지 않았던때였던겉 같은데. 어째서 저 말을 했던걸까? 역시나 가정형편으로 대학을 보내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때문이었나 ?
그런데 그런 시기가 아닌 지금 현 시대를 살아가다보니 나는 저 말이 절실히 와 닿는다.
회사엔 영업을 하는 사람이 있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고 또 사무직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 나이가 40대가 넘었는데 회사가 망하거나 혹은 무슨 사정이 있어 회사에서 짤린다고 할때 재취업이 가장 힘든 분야는 아마도 사무직 일을 한 사람일것이다. 특히나 나이가 들수록 그런 경향은 커진다.
영업을 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영업쪽일을 찾을 수 있다. 현장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그게 경력으로 이어져 비슷한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사무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비슷한 일을 찾아야하지만 대부분 자신보다 어린 사람들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 이 얘기의 전제조건은 40대 혹은 50대가 되었다는것이긴 하다. 그 아래의 사람들은 어디든 갈수 있는 여건이 된다. 그만큼 취업에서 나이란 큰 걸림돌이 된다.
내가 나이가 드니 그런 말이 생각이 난 것이다.
'기술을 배워야지. 평생 써먹을수 있다니까.'
맞는 말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뭔가를 배워두지 않은것이 이리 후회가 될줄은 몰랐다. 뭔가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걸 공부해둘껄. 20-30대의 나는 써먹을 일이 없었더라도 나중을 위해서라면 분명 했어야 하는 일인데 나는 평생 젊을줄 알았던가? 아니다 이 회사가 내 정년까지 보장해 줄거라는 생각에 의심을 가지지 않았던 거다. 100%란 존재하지 않는것인데. 그리고 내 회사도 아닌데 말이다. 나도 어쩔수 없이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을 머리에 인식하고 살아온 세대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다.
그러면 지금의 나는 뭘 해야할까?
참 많이도 망설여진다.
"야, 우리 나이엔 이제 생산직도 안 뽑아줘."
전업으로 이제껏 살아왔던 친구가 취업자리를 알아보고 있는데 아무곳에도 갈수가 없다는 말을 했다. 나이제한을 걸고 뽑지 않는곳도 가보면 은근히 나이가~~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했다. 사무에 필요한 이런 저런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도 나이보다 우선시되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생산직이라도 알아봤더니 거긴 아예 나이제한이 있었다고 했다.
그래, 지금 내 나이는 그런 나이다. 어디도 갈수 없고, 언제 짤릴지도 모르는 그런 나이.
진작에 기술이라도 배워뒀어야했나 싶다. 사무실에 필요한 일이 아닌 나혼자 할수 있는 뭔가를...그것도 아니면 현장쪽에서라도 쓸수 있는 뭔가를. 그 뭔가가 뭔지를 모르겠지만.
지금은 100세 시대다. 정년을 뒤로 조금씩 미루고 있다해도 20년 이상은 수입없는 삶을 살게 될런지도 모르는 시대다. 물론 그전에 돈을 많이 벌어서 놀고 먹을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혹은 그럴수 없는 상황도 분명히 존재할테니 무조건 정년이후의 삶을 위한 뭔가는 필요한 법이고 그런 준비는 빠를수도 좋다는걸 뒤늦은 나이게 실감한다. 어렸던 그때도 알고는 있었지만 그건 그냥 막연한 생각이지 이렇게 피부에 와닿지는 못했다.
한 100억쯤 벌어놓고 놀고 먹으면 괜찮으려나?
사실 잘 모르겠다.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매일 매일을 똑같이 보낼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뭐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그래서 내 삶에서 죽을때까지 할수 있는 뭔가가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그게 꼭 기술일 필요는 없지만 옛 어른들이 왜 기술을 배우라고 했는지 이제는 나도 절실히 느껴가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로또에 맞아 얼른 퇴사를 하고 싶은 요즘이다. 로또밖에 길이 없다는게 슬픈 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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