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떠나버려도, 몸은 여전히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을 해야한다는 것은 서글프다.
출근길 올려다 본 하늘은 유난히 맑았고, 예쁜 구름들이 떠 있었다. 그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절로 한숨이 새어나왔다. 이렇게 좋은 날에, 이런 마음을 가지고 나는 출근을 해야하는구나!
"구름 예쁜 맑은 날 창가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시며 여유롭게 시작하는 하루!" 라는건 주변엔 없다. 티비속에나 존재한다. 드라마속 누군가, 티비속 연예인 누군가. 그렇게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들만이 여유로운 아침이나 기분내키는 때로 떠나거나 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나는 행복한 하루 하루를 살고 싶었다.
행복한 하루 하루를 살아갈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래, 20대의 내가 꿈꿨던 지금의 나는 이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명확한 미래의 나를 그렸던것은 아니었지만 막연한 상상속에서도 지금의 이런 마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실은 이렇다. 어쩔수 없이 출근하고, 하루종일 회사에 있다가 또 그렇게 퇴근을 하는 반복된 삶.
직장생활을 하면서 출근하기 싫다 느꼈던 적은 많지 않다. 지금의 직장에 다니기 전 회사에서 그런 마음이 너무 커서 퇴사를 했고 지금의 회사를 다니면서는 그런 마음이 없었었다. 그래, 과거형이다. 현재의 나는 눈뜨면 그냥 가기 싫다!라는 마음이 먼저 일어난다. 그때마다 내가 회사에 대한 애정이 없구나!를 느끼고 있다.
사무실에 앉아 있어도 일하기 싫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저 습관적으로 하던 일을 할뿐 마음은 이미 이곳을 벗어나 있다. 실수는 하지 않는다. 그만큼 하던 일이 익숙해졌으니까. 이 익숙함이 편해서 먼 미래도 그럴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무언가를 새롭게 해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던거다. 바보같이.
그런데 웃긴건 지금도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거다.
2024년을 시작하면서 뭔가를 배우려고 마음 먹었고, 무언가를 더 하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정신차리고보니 10월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 이제 남은 시간은 두달. 100일도 남지 않았다. 정말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빠르다는것을 매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뭘 해야지하는 마음또한 매일 생각하고 있지만 나는 두려움이 크다.
"내가 니 나이만 되었어도......"
이 말을 내가 하게 될줄이야 알았겠는가.
내가 10년만 어렸어도. 그래 그랬다면 뭔가를 했었을까?
웃긴 얘기다. 지금도 못하는걸 그때는 할수 있었을거란 착각은 어디에서 오는건지. 지금 못하는건 과거에도 하지 못했을 일이고 미래에도 하기 힘든 일일것이 뻔한데도 나는 내 나이를 방패로 삼고 있는거같다.
일하기 싫은 오늘. 나는 또 습관처럼 일하며 하루를 그냥 보낸다.
내일은 다를꺼야! 스스로 암시를 걸지만 나는 또 내일도 똑같이 하루를 그냥 보낼까봐 두렵다. 그래서 계속 변화없는 하루 하루에 후회만 쌓을까봐.
오늘 하루는 그냥 보내지만 내일은 한걸음이라도 걸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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