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어요? 걔 자기 필요할때만 친한척 하잖아요."
몰랐다.
진짜 몰랐다. 그런 사람인줄은.
내가 아무리 직장내의 사람들과 개인적인 친분을 거의 맺지 않고 지낸다고 해도 회사내에서만은 나름 친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퇴근후의 내 개인적인 시간까지 연장되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간혹 어쩌다 한번씩 저녁을 먹는 사람은 몇명 있다. 회사생활 30년차인데 그런 사람조차 없으면 회사 생활이 너무 건조할테니 말이다.
그런 사람들과 더불어 회사내에서 친하게 다가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사람이 한명 있다. 그 사람이 이번에 나를 놀라게 한 F다. F는 그렇게 친하게 다가와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눴고 가끔 저녁을 먹으러 갈때 같이 가곤 했다(본인이 먼저 같이 가겠다고 하니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봤자 1년에 두세번일뿐이긴 하지만 그랬다. 퇴근후까지 자주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회사 내에서는 자신의 얘기를 하고, 투덜거리기도 하고 그걸 받아주면 나름 잘 지내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요즘 회사에 일이 있으면서 역시 내가 사람보는 눈이 없구나 하는걸 느끼고 있는 중이다.
회사의 변화는 기존에 있는 사람들에겐 반발을 사게 된다. 그것도 인사이동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그 인사이동에 F가 슬쩍 한발을 걸쳤던 모양이다. 참 이것도 웃기는 일이긴 하지만. 여튼 그게 나보다는 나와 같이 일하는 A 직원과 꽤 긴밀한 영향이 있는 일이었다. 내가 어울리는 직원중 한명이 A였고 F또한 A와 친하게 지냈다. 아니 어쩌면 나보다는 둘이 더 친하게 지내는 사이였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F의 일을 A가 많이 도와줬고 개인적으로 아이들 옷도 나눠주고 했던 사이이니 말이다.
그런 F가 A와 상관있는 인사에 자신의 이득을 위해 행동을 했다는 것이 은연중 드러났고 뭐 우리는 그래, 자기 이득이 우선이지 어쩌겠어!라고 그러려니 할수 밖에 없긴했지만 뭔가 배신을 당한듯한 기분이 드는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후 F는 우리와 거의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 평상시라면 하루에도 몇번씩 우리에게 다가와 얘기를 나눴을텐데 전혀 다가오지 않고 얘기도 없다 .
그래서 좀 배신감들고 어떻게 그럴수 있냐는 얘기를 A가 했을때 다른 직원이 한 말이 그말이었다. 회사내에서 그런거로 유명하다고. 자기가 필요할때만 다가와서 친한척하고 그렇지 않을때는 아는척도 잘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이다.
와, 나 왜 몰랐지?
여태까지 나한테는 그런적이 없어서 그랬다.
"뭐야, 그럼 여태까지 나한테는 뭔가 필요한게 있었다는건가? 아니면 친한게 지내는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다들 그랬을거라고 한다.
하, 참 인간관계!
가뜩이나 나는 회사내 인간관계에 별 기대가 없는 사람이긴했지만 이번 일을 겪으며 인간불신에 빠져들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뭐 이런 사람들이 다 있는지 모르겠다.
하긴 앞에서 웃고, 뒤에서 욕하는거야 많이 봤으니 어쩌겠나.
다 포기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포기하지 못한 마음이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잘 포기하고 나만을 먼저 생각하고 살아가자 다짐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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