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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이미지난이야기

지하로부터의 수기

by 카타리나39 2013.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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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

저자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10-05-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도스또예프스끼 장편소설『지하로부터의 수기』. 이 작품은 실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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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도스토에프스키의 책을 모두 읽어내고야 말겠다라는 말도 안되는 다짐을 했더랬다. 물론 뭐 다 읽을수 있을꺼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사실이고 몇권의 책을 사 놓고 가난한 사람들을 읽고나서는 왠지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겨우 다시 손에 든 책이 이 책이다. 지하로부터의 수기 (지하생활자의 수기라는 제목으로도 있는듯한데 뭐가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나는 병든 인간이다...... 나는 악한 인간이다. 나는 호감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다. 생각컨대, 간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내 병에 대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으며 사실 어디가 아픈지조차도 잘 모른다. 의학과 의사들을 존경하기는 하지만 나는 치료를 받고 있지 않으며 치료를 받은 적도 결코 없다. 게다가 나는 극도로 미신적인 사람이다. 의학을 존경하는 만큼 미신을 믿는다  p 9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독백처럼 주절 주절 떠들어 대는 처음 말에서부터 뭔가 참 특이하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 책의 주인공은 참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인듯 하다.

누군가에게 모욕을 당했다 느끼며 그것도 순전히 자신만의 기준에서인듯하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는 스스로 자신은 언제나 고상하며, 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름의 꼼수도 부릴 줄 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꼼수에 대해서는 자기합리화를 참 철저히도 하는 사람이다. 또한 마음은 저만치 달려가고 있는데 결단력이 없어 이리저리 핑계만 대기 바쁘다.

 

그의 말은 횡설 수설, 대체 무엇을 얘기하고 싶어하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자기비하를 하는 듯 하다 가도 남 탓을 하고, 그러다가 또다시 자기혐오에 빠지는 모습들이 계속 반복해서 그의 입을 통해 정돈되지 않은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1부 지하실에서는 그렇게 그의 독백이 어수선하게 들려온다. 2부 진눈깨비 때문에로 넘어가면 1부속에 그려지던 그의 모습이 무엇때문이지 조금은 알수 있게 그려진다. 하지만 아무리 그리 생각해도 역시 그는 이해하기 힘든 인물임에는 확실하다.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남자. 자신보다 강한 이에게 강한 불만을 품고 있지만 결코 행동으로 무언가를 하기 에는 너무도 유약하다. 그런 그이지만 그보다 약한(?)이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참 졸렬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도스토에프스키는 이 글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나는 아직도 그의 글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의 모든 소설들이 그러한 편에 속한다. 언제나 극단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지금까지 읽은 것에선- 그들을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다. 내가 그들이 살았던 그 시대를 살지 않아서인지, 혹은 내 삶이 그들의 삶과 너무도 다른 삶에서 살아가고 있어서 그런것인지, 상상력이 모자라서인지 알수는 없지만 그렇다.

 

지하로부터의 수기속 그의 삶은 어째서 그렇게 비극적인가? 어째서 그는 자신의 삶을 그렇게 힘겹게 만들어 나간것일까?

책을 너무도 많이 읽은(많이 읽었나?) 그가 책속의 사상, 생각을 현실과 매치시키지 못해서였는가? 아니 그렇다고 모든 책을 많이 읽은 지성인들이 그리 살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떤 핑계를 대주어도 그의 삶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모든 것이 그에게서 비롯된 것이지 싶다. 누구도 아닌 그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삶의 방향이다.

 

자신의 미래는 자신이 만들어 가는것이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는 스스로 만들어내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현실에 적응하지도 못했고...이도저도 아닌 상황에서 그저 현실에 불만이 가득한 지하생활자가 되어버렸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작가탓... ㅡㅡ;;

 

읽다보니 언젠가 읽었던 듯한 기분이 들어 생각해보니 작년쯤 요약본으로 이것을 읽었던 것이다. 그때는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왜 다시 읽었더니 이번엔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지루하기까지 했으니. 어째서였을까?

 

어느만큼의 시간이 흐른후에 다시 읽는다면 내 느낌은 또 달라질까 궁금해진다. 제발 작가가 원하는 대로 이해하고 감동을 해보란 말이닷!!! <--- 나에게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지는 기분이 든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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